킬미 힐미 줄거리, 드라마가 내 삶에 준 변화

킬미 힐미 줄거리

드라마 킬미 힐미는 방영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제 인생 드라마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에 이 드라마를 접했을 때는 다중 인격이라는 소재가 단순히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설정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것은 단순한 병증이 아니라 인간의 깊은 내면 속에 자리 잡은 상처와 그것을 마주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차도현이 겪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마음의 파편들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장치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상황에 따라, 혹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일곱 명의 인격은 차도현이라는 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대신 짊어지기 위해 태어난 슬픈 방패와도 같았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인격들을 대하는 제작진과 배우의 따뜻한 시선 때문입니다. 보통 다중 인격을 다룬 장르물에서는 특정 인격을 악역으로 몰아가거나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는 달랐습니다. 거칠고 폭력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먼저 상처받았던 신세기, 자살을 꿈꾸는 위태로운 고등학생 안요섭, 천방지축이지만 순수한 에너지를 가진 안요나 등 각각의 인격들이 왜 태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제 안에 숨겨두었던 못난 모습들이나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의 아픔들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나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모습이 하나쯤은 있겠지만 그 모습 또한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나의 일부라는 사실을 이 드라마는 조용히 일깨워주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 오리진이 각 인격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때 느꼈던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타인의 아픔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가 한 사람을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지를 보며 저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가 내 삶에 준 변화

킬미 힐미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그것은 바로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차도현의 인격들이 분리된 근본적인 원인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과 어른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상처였습니다. 드라마는 가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응징보다는 피해자가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직시하고 치유해 나가는가에 더 집중합니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고통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어 나가는 과정은 눈물겨울 정도로 용감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억지로 괜찮아지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당신 안에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외면하지 말고 안아주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메시지를 보며 제 삶의 태도를 많이 바꾸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생기면 무조건 참고 견디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었습니다. 슬픔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억눌러야만 하는 장애물로 여겼던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본 이후로는 제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고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인지, 왜 이렇게 우울한 기분이 드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그 대답을 기다려주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오리진이 차도현의 인격들을 상담해주듯 저 자신을 상담해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나 자신의 마음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니 놀랍게도 불안감이 줄어들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결 유연해졌습니다. 누군가 날카로운 말을 내뱉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저 사람 안에도 아직 치유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킬미 힐미는 제게 단순한 오락 거리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준 인생의 지침서와 같습니다. 상처는 가리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보듬을 때 비로소 아문다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를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혹시 지금 마음의 짐이 무거워 어디론가 숨고 싶거나 스스로가 밉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꼭 이 드라마를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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