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보며 느낀 문화적 괴리감, 가치관의 정립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보며 느낀 문화적 괴리감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시청하며 제가 가장 먼저 매료되었던 부분은 단연 파리의 환상적인 풍경과 화려한 패션이었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에펠탑의 야경과 유서 깊은 거리들 그리고 에밀리가 매회 선보이는 과감하고 다채로운 의상들은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떠나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마치 제가 파리의 노천카페에 앉아 크루아상을 먹고 있는 듯한 대리 만족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특히 마케팅 전문가로서 에밀리가 낯선 환경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정은 직장인으로서 큰 쾌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제가 이 드라마에 대해 가졌던 호감은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에밀리의 연애 방식과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느낀 솔직한 심정은 에밀리가 상당히 문란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드라마의 배경이 자유로운 연애를 지향하는 프랑스 파리이고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에밀리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인 가브리엘에게 마음을 품고 그와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면 여러 남자와 쉽사리 관계를 맺고 정리하는 모습을 반복합니다. 저는 한국적인 정서와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주인공의 이러한 행동들이 단순히 개방적인 사랑이라기보다는 도덕적인 책임감이 결여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에밀리의 행동은 저에게 문화적 충격을 넘어선 피로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정작 상대방에 대한 예의나 관계의 진지함은 부족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애인과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장면들을 볼 때면 과연 우정의 가치가 저렇게 가벼운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는 이러한 불편함조차 시청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토론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며 사랑의 형태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가진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깨달았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움과 에밀리의 이해하기 힘든 사생활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드라마는 저에게 눈이 즐거운 볼거리와 동시에 도덕적 딜레마를 동시에 안겨준 독특한 작품으로 기억되었습니다.


가치관의 정립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정주행하고 난 뒤 저는 제 삶의 태도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우선 가장 긍정적으로 적용한 부분은 업무에 임하는 태도와 자신감입니다. 에밀리는 프랑스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사부아르라는 보수적인 마케팅 회사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동료들의 노골적인 무시와 차별 앞에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돌파구를 찾아내는 그녀의 모습은 저에게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 새로운 환경에 놓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맡게 되면 과도하게 긴장하고 스스로를 검열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본 이후로는 설령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부딪혀보고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자는 당당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에밀리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나만의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에밀리의 복잡한 연애사를 보며 제가 느꼈던 불편함은 결국 제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신뢰와 정조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자유를 만끽하며 순간의 감정에 충실할 때 저는 오히려 절제와 성실함이 관계를 지속시키는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금 체감했습니다. 저는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가볍고 화려한 인맥을 넓히기보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깊은 믿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에 더 정성을 쏟기로 다짐한 것입니다. 에밀리의 문란해 보이는 사생활은 저에게 반면교사가 되어 제가 지키고자 하는 삶의 철학을 더욱 공고히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프랑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 삶에 조금씩 이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속 프랑스 동료들은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을 한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저는 그동안 성과에만 집착하며 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소홀히 해왔습니다. 에밀리가 파리의 곳곳을 즐기며 영감을 얻는 것처럼 저 또한 주말에는 업무 생각을 내려놓고 제가 좋아하는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업무 효율을 높여주었고 삶의 질을 한층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저에게 파리에 대한 환상을 심어줌과 동시에 내가 지향하는 인간상과 삶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게 해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주인공의 가치관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그 갈등의 과정 자체가 저를 한 뼘 더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위쳐 드라마가 좋았던 점, 이 드라마로 인한 태도의 변화

디어 마이 프렌즈 드라마 메시지, 촬영 기법, 명대사 best5

살인자ㅇ난감 줄거리 및 리뷰,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