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광자매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 기억에 남는 장면들
오케이 광자매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드라마였다. 가족극이면서도 미스터리 요소가 있고, 웃기다가도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나는 이 드라마를 방영 초반에는 가볍게 틀어두는 용도로 보기 시작했다. 설거지하면서, 핸드폰 보면서 흘려보듯 보던 드라마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집중해서 보게 됐다. 그 이유는 이 집, 이 가족이 너무 현실 같았기 때문이다.
오케이 광자매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
오케이 광자매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가족 구성원들이 전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기적이고, 누군가는 계산적이고, 누군가는 늘 억울해한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가족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다들 자기 사정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고, 그 사정이 서로 부딪히면서 갈등이 생긴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자주 웃다가, 웃음이 멈춘 채로 화면을 바라보는 순간이 많았다. 겉으로는 코믹한 장면인데, 그 안에 있는 말들이 너무 날것이라서다. 특히 자매들 사이의 대화가 그렇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가장 아프게 찌를 줄도 안다.
“너는 늘 네 생각만 해.”
“그럼 너는 가족 생각만 하다 인생 망쳤잖아.”
이런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간다. 웃긴 장면인데, 웃고 나면 기분이 묘해진다. 나 역시 형제자매와 다툴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감정이 격해지면 꼭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골라서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말들은 사과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오케이 광자매는 그런 말들의 무게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던져진 말이 관계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시간이 지나서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계속 보여준다.
또 좋았던 점은 각 인물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치르게 된다. 갑자기 개과천선하거나, 모든 게 용서로 덮이지 않는다. 그래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게 오히려 이 드라마를 믿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의외로 깊게 빠질 가능성이 높은 드라마다.
- 가족 드라마가 뻔하다고 느껴온 사람
- 웃기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 인물 간의 날것 같은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
기억에 남는 장면들
이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가족의 중심이 무너지는 순간들이다. 특히 어머니의 부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은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가 사라졌을 때, 남겨진 사람들이 얼마나 제각각의 방식으로 무너지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누군가는 현실적인 문제부터 챙기고, 누군가는 감정에 매달리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그 모습들이 너무 익숙해서 더 아팠다. 나 역시 집안에 큰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울 사람은 울고, 버틸 사람은 버티고, 누군가는 괜히 화부터 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행동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은 이해가 됐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자매들이 한자리에 모여 말없이 밥을 먹는 장면이다.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숟가락 소리만 들린다. 그 정적이 어떤 대사보다 강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지만, 마음은 전부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순간.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예전에 가족 식탁에서 느꼈던 공기가 떠올랐다.
이런 대화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우리는 가족이잖아.” “그래서 더 상처가 되는 거야.”
이 말 한마디에 이 드라마의 정서가 다 담겨 있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기대하고, 그래서 더 실망하고, 그래서 더 쉽게 상처받는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나는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꼭 다 이해하지 못해도, 다 같은 속도로 회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 누군가는 웃음으로, 누군가는 침묵으로 시간을 버틴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왜 저러냐고 답답해했을 장면들이, 이제는 저 사람도 나름의 방식으로 견디고 있구나 하고 보이기 시작했다.
오케이 광자매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 번쯤은 가족이라는 관계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웃다가도 마음이 서늘해지고, 서늘해졌다가 다시 웃게 되는 묘한 여운이 남는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난 뒤, 꽤 오랫동안 자매들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