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닿는 플라스틱 줄이려는 가정보육 엄마의 일상
집에서는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17개월 가정보육 아기엄마의 일상을 기록하려고 한다. 내 주변에서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사람은 나 뿐이다. 내가 천기저귀를 사용한다고 말하면 다들 대단하다고 놀라곤 한다. 나에겐 어렵고 힘든일이 전혀 아닌데?
아기에게 닿는 플라스틱 줄이기
내가 예민하게 여기는 몇 가지가 있다. 미세플라스틱과 미세먼지, 먹거리와 몸이 닿는 것에 대한 성분에 민감하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최대한 플라스틱보다는 유리 용기에 담긴 식재료를 선호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플라스틱에 담겨있다. 이 경우 나는 물로 최대한 헹구고 나서 사용한다. 밖에 나갈때는 어려우니 집에서 만큼이라도 최대한 천기저귀를 사용한다. 물로 슥슥 헹궈서 오줌을 빼고 널어두었다가 한 번에 세탁기에 돌리면 되니까 전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천기저귀를 사용한다고 하면 매우 놀란다. 직접 해보면 정말 어렵지 않은데 말이다.
아기가 17개월이 되면서 함께 외식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외식을 할 때 어른들은 식당 음식을 먹고 아기 음식은 싸다녔는데, 이제 함께 외식하는 재미와 편함을 알아버렸다. 하지만 외식을 할 때에도 최대한 플라스틱, 멜라민 소재의 그릇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스텐컵이 아닌 종이컵이 비치되어 있는 식당에서는 아기 물병을 차에서 가지고 와서 물을 마시게 하거나, 물병이 없는 경우에는 그릇에 물을 부어준다. 뜨거운 음식이 멜라민 소재의 그릇에 닿으면 안좋은 물질이 나온다. 스텐이나 유리그릇이 아닌 멜라민 소재의 그릇만 있는 식당에서는 스텐 수저위에 뜨거운 음식을 올려 식힌 뒤에 먹인다. 이렇게 조금만 머리를 굴리고 노력한다면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을 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루 중 가장 반가운 남편 퇴근 입차 알람 소리
가정보육을 하는 내게 가장 반가운 알람소리 중 하나는 남편의 퇴근 입차 알람소리다. 인터폰에서 입차 알람이 울리면 아기도 "어!?"하고 소리를 내며 인터폰을 바라본다. 며칠 전 나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아기가 인터폰을 보며 "어!?"소리를 내길래 인터폰을 열어봤더니 남편의 입차 알람이 와있었다. 아기도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며 기뻐한다. 이 소리를 들으면 둘이 손을 잡고 현관쪽으로 가서 우리가 늘 앉는 지정 장소에 앉아 남편을 기다린다. 내가 앉으면 아기는 내 무릎에 앉는다. 남편이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면 주양육자가 교대된다. 남편이 씻으며 아기를 함께 씻긴다. 저녁밥을 내가 준비해 주면 먹이는 것은 남편이 먹인다. 밤잠도 남편이 재운다. 그러니 남편의 퇴근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사실 남편이 퇴근한다고 해서 내가 소파나 침대로 가서 앉아 쉬는 날은 거의 없다. 하지만 둘이 함께 아기를 케어할 수 있다는 그 마음가짐만으로도 심리적 부담이 많이 완화된다. 남편이 빨리 퇴근하고 올 수 있다고 했다가 생각보다 퇴근이 늦어지는 날은 심리적으로 더 힘들다. 많이 늦는다고 했다가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퇴근한 날에는 어찌나 힘이 나는지.. 정말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튼 결론은 남편과 함께하는 육아가 더 재미있고 힘이 나고 행복하다!
주관 있는 육아
5~6년 전까지만 해도 아기들이 24~36개월은 되어야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12개월쯤 되면 대부분의 아기들이 어린이집에 입소한다. 공동육아를 하는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에서 몇 명의 아기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자 다른 엄마들도 '나도 다녀야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상반기에 태어난 아기는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어린이집에 입소했다. 남들이 다 보내니까 나도 보내야지 하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좀 더 나은 환경들을 최대한 유지해 주고 싶다. 아직 의사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 어린 아기가 나를 떠나 생판 모르는 남들의 손에 맡겨지는 모습을 상상해 봤는데.. 나에겐 아직 안될 일이었다. 가끔 떼를 쓸 땐 엄마인 나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가 있는데 선생님들이라고 안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좀 더 사람으로 키워서 보내고 싶다.
아직 내겐 핏덩이같은 어린 아가를 남의 손에 맡길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나쁜 환경에서부터도 아직 내가 더 지켜주고 싶다. 그래서 아직은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가정보육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