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아기 입맛과 먹이는 고충

아기에게 먹으라고 하지 않고 나 혼자 얌얌 소리를 내며 최대한 맛있어보이게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나는 잘 안 먹는 17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자기 입에 맞는 음식만 먹는 아기다. 아기가 음식을 잘 먹게 하기 위한 나의 고군분투를 기록해 본다.



17개월 아기 식사, 맛없으면 한 입 먹고 끝

자기 입에 맞지 않으면 한 입 먹고 끝내 더 이상 입을 열어주지 않는 17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다. 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하여 밥을 먹지 않으면 간식도 절대로 주지 않는다. 그럼 한참을 놀다가 배가 고파지면 아까 먹던 그릇으로 와서는 간신히 허기만 채워질 정도로만 먹는다. 너무 안 먹어서 저혈당이 와서 쓰러지는 아기들도 있다던데.. 허기는 채우는 우리 아기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 걸까..? 


편식하는 아기 밥그릇


그런데 또 어려운 점은 입맛이 자꾸 바뀐다는 것이다. 분명 계란을 아주 좋아하고 잘 먹었는데 어느 날부터 계란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감자와 아보카도를 섞은 것도 잘 먹길래 몇 번 주니 갑자기 안 먹는다. 잘 먹는다고 자주 주면 질리는 것 같다. "한 번만 먹어보자, 한 번만~~~"하고 애원해서 한 입을 먹어줄 때가 있다. 잠시 희망을 가졌지만 그걸 끝으로 입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다. 맛 없는건 절대로 안 먹는 아빠를 꼭 빼닮았다.



양갈비 꼬치 15개 먹어치운 아기

우리 아기는 그나마 고기를 좋아한다.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다양하게 먹이는데 닭고기는 최근에 질렸는지 더이상 먹지 않는다. 보통 집에서 양고기를 먹이는 경우가 잘 없다. 인스타그램 공구로 양고기를 구매해서 맛있게 잘 먹였는데 그 뒤로는 양고기를 구입할 일이 없었다. 우리 부부는 양고기를 좋아한다. 얼마전 양고기 집에 데리고 가서 아기가 먹을거라 양념없이 달라고 주문을 해서 구워줬는데, 웬걸! 이렇게 잘 먹을 수가!? 깍뚜기 모양으로 작게 잡아주니 고사리같은 그 작은 손으로 어찌나 고기를 잘 집어먹는지!! 그러다가 점점 먹는 속도가 줄어들었는데 남편이 양고기에 소금을 팍팍 치니 다시 잘 먹기 시작했다. 결국 양갈비 꼬치 15개를 혼자 다 먹었다. 지나가던 직원분들도 아기가 너무 잘 먹는다며 웃으면서 좋아하셨다. 계산을 할 때 15개를 먹었다고 말씀드리니, 이 가게에서 지금까지 제일 많이 먹은 아기는 22개를 먹은 3살 아기라고 하셨다. 우리 아기가 3살이 되면 그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양꼬치



분유먹던 시절, 하루 7시간을 먹이는 데만 썼다

사실 우리 아기는 태어났을 때부터 잘 먹는 아기가 아니었다. 루틴이 좀 잡히고 통잠을 자기 시작한 이후 하루 5번 수유하던 시절에는 한 번 먹을 때 1시간 이상은 기본이었다. 분유를 타고, 분유 병을 씻는 등 부가적인 시간을 제외하고 오로지 분유를 먹이는 시간만 하루 7시간 정도 소요됐다. 게다가 잘 게워내는 아기라 한 번에 다 먹이면 게워내기 때문에 무조건 트림을 시키고 먹이고를 반복했다. 다 먹고 나서도 15분 이상 등을 토닥여 줘야 했다. 먹다가 잠들면 안 되니 분유통을 톡톡 치면서 먹이고, 수유쿠션, 수유 시트를 번갈아가며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다가 내 다리위에 아기를 올려 남들은 하지 않는 특이한 자세로도 먹여봤다.



힘들어도 많이 익숙해졌고 그 시절들이 어느덧 추억이 되어 회상하게 되는 날이 되었다. 지금 우리 아기가 안 먹어서 매일 뭘 먹여야하나 고민하는 이 순간들도 정신을 차려보면 그리운 과거가 되어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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